지구상에 65억 인구가 있고, 신이 아무리 전지전능하다지만 그 많은 사람의 앞날을 미리 알고, 정해놓을 리가 없다.

그런 불필요한 수고를 할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그것은 운명이었다고 믿고 싶어질 때가 있다.

지난 날을 돌아보며 그것은 운명이지 않았을까 변명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다른 길을 선택할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잊어버린 채.

그 순간의, 그 인연의 깊이와 무게가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워지고 감당할 수 없을 때.

누군가 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을 때, 내가 그 누군가의 인생을 완전히 틀어놓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 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명해지고 중요해지는 순간을 돌아보며,

차라리 그런 만남은 운명이었다고 눈돌리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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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나레이션 하나 하나가 마치 보석 같았던, 잔잔하고도 여운이길었던 '연애시대'

요즘들어 생각 나. 아아, 다시 보고싶어라

< 연애시대 OST :: 만약에 우리 >

Posted by 이아페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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